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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남중에 여자 교생 선생님이 오신다는 건 온 학교가 뒤집어지는 대사건이었습니다.
중학교에 올라오고 나서야 대학생들이 교생 실습을 온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 것조차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반에 국어 교생 선생님이 배치되면서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미라클이었습니다. 우리 반에 온 분은 다름 아닌 여자 선생님이었습니다.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 질문들

저는 TV에서 학생들이 교생 선생님에게 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닥치니 입에서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습니다.
남자친구는 있는지, 평소에 뭘 좋아하시는지. 국어 말고 오늘은 딴 걸 가르쳐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짓궂은 장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지만, 결국 터지고 말았습니다.
선도부 선생님의 출동

“야! 너네 교생 선생님 오셨다고 아주 가관이더만? 기어이 울리려고 작정을 했어?!”
쉬는 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분은,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무시무시한 선도부 선생님이었습니다.
질문 세례에 얼굴이 발그레해졌던 교생 선생님은 교무실로 돌아가 다른 선생님들께 이 일을 털어놓았고, 그걸 들은 선도부 선생님이 정의의 심판자처럼 출동해 버린 겁니다. 우리는 교실 뒤쪽에 나란히 두 손을 들고 서서 오지게 혼이 나야 했습니다.
“어디 교생 실습 첫날부터 기를 죽여? 단체로 복도 나와서 엎드려뻗쳐 해!”
장난기 가득했던 아이들 얼굴에도 그제야 비상이 걸렸습니다. 꿀밤을 맞고, 복도 창문 너머로 교무실 쪽을 힐끔거리며 억울한 표정을 짓는 우리들이었습니다.
복도 창문 너머로 마주친 눈빛

그런데 잠시 뒤, 교무실 복도를 지나가던 교생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선생님은 복도에 줄줄이 엎드려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고는 선도부 선생님 몰래 우리를 향해 슬그머니 주먹을 쥐어 보이며 ‘힘내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짧은 미소를 본 순간, 복도의 찬 바람마저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설의 반이 되다
결국 호된 야단과 함께 끝난 교생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 반은 학교에서 ‘교생 선생님을 가장 크게 울릴 뻔한 전설의 반’으로 통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우리에겐 그저 신나는 장난이었지만,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첫 실습을 나오신 그분에게는 꽤나 곤혹스러운 하루였을 겁니다. 그 시절엔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복도에 벌서던 우리를 보며 몰래 웃어주시던 그 얼굴만은 오래 남았습니다. 어쩌면 그분도 우리를 미워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엉망진창으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잊히지 않는 그 시절의 봄날이었습니다.
여러분의 학창 시절에도 교생 선생님이 오셨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때 어떤 장난을 쳤는지, 아니면 어떤 추억이 남았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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