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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저는 그날 고추튀김 하나 때문에 친구들과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습니다. 중학교 시절, 동네 분식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남이 나보다 많이 먹는 꼴을 못 보던 시절

중학교 때는 한창 성장기라 먹는 것에 유난히 예민했습니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식탐이 어찌나 많았는지, 남이 나보다 많이 먹는 꼴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밖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날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오전에 축구를 하고, 학교 앞에서 컵라면을 하나 때리고, 농구까지 한 게임 뛰었습니다. 다들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김없이 그리로 향했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친구 부모님이 하시던 분식집이었습니다.
튀김, 순대, 떡볶이 왕창

그 집에서 제일 맛있는 건 튀김과 순대, 그리고 떡볶이였습니다. 특히 그 시절엔 순대 꼬지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각자 몇천 원씩 걷어서 떡볶이며 튀김이며 순대며 왕창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먹었습니다. 먹고, 또 먹고, 미친 듯이 먹었습니다.
그렇게 접시가 비어갈 무렵, 늘 그렇듯 마지막 하나가 남았습니다. 고추튀김이었습니다.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채, 우리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하이에나가 된 친구들, 그리고 아주머니의 한마디

먼저 움직인 건 희완이와 동수였습니다. 저는 한 박자 늦었습니다. 둘이 고추튀김을 반으로 가르는 그 순간, 저는 잽싸게 손을 뻗어 통째로 입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늘 그랬듯 십 원짜리 대화가 오가는 정도로 넘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다들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친구들이 하이에나처럼 저를 쥐 잡을 듯한 눈으로 노려보며 침을 튀겼습니다. 저도 참지 못하고 똑같이 받아쳤습니다.
"마, 나온나."
"남자 새끼가 쪼잔하게, 그거 하나 먹었다고 그라나."
"마, 돌았나."**
그렇게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을 때였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계시던 분식집 아주머니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닥치고 다들 쳐 앉아라. 오늘 손님 없으니까 더 줄 테니, 속 시끄럽게 하지 마라이."
그 한마디에 우리는 일제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어색하게 하하호호 웃으며 해피엔딩을 맞았습니다. 그날 새로 나온 튀김 한 접시로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됐습니다. 분식집을 나와서는 피시방으로 향했고, 못다 푼 고추튀김의 앙금까지 거기서 완전히 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습니다. 고추튀김 하나가 뭐라고 그렇게 목숨을 걸었는지 말입니다. 남이 나보다 많이 먹는 꼴을 못 보던 그 시절의 저는, 정작 그 튀김이 무슨 맛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삼킬 새도 없이 넘겼을 테니까요.
여러분도 친구와 마지막 하나를 두고 싸워본 적 있으신가요? 그게 튀김이었는지, 피자 조각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였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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