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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입니다.
제가 보고 자란 1980~90년대는 6·25 전쟁의 상흔 ('다치거나 긁혀서 살갗에 남은 '상처의 흔적')을 딛고 일어나,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며 비로소 경제가 태동하고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다들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생업 전선에 뛰어드신 아버지와 가정을 돌보시던 어머니의 땀방울 속에는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분명 더 나아질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 역시 바퀴벌레와 꼽등이가 출몰하던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해 2층집 전세를 거쳐 23평 아파트에 닿기까지, 서로를 다독이며 참으로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우리 집도, 그리고 우리 사회도 점진적으로 풍족해지던 그야말로 역동적인 격변기였습니다.
제가 이 시절의 이야기를 굳이 기록하려는 것은 단순한 추억팔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마주한 작금의 AI 시대가, 어쩌면 그 시절과 닮은 또 다른 거대한 격변기가 될 것이라 직감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무서운 속도로 바뀌고, 익숙했던 것들이 사라지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을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8090년대를 억척스럽게 살아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 새로운 시대를 통과할 수 있는 묵직한 지혜가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그 시절 맹렬하게 피고 졌던 문화들을 되짚어보며, 다가올 미래 세대의 그것과 잇대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8090 문화는 지금도 TV 예능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미 식상한 유행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온 분들께는 잊고 지낸 지난날의 온기로,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0010세대에게는 겪어보지 못한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어떤 질감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전해지는 온도는 분명 다를 테니까요.
무엇보다 저는 그 시절이 참 그립습니다. 시끌벅적했던 골목길, 동전 부딪히는 소리가 가득했던 오락실, 하교 후 문방구 앞을 서성이며 먹던 불량식품, 차가운 우유를 나눠 마시던 급식 시간의 풍경까지. 그 사소하고도 눈부신 기억들을 저 혼자만의 서랍 속에 남겨두기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에, 저의 이야기이자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풀어놓으려 합니다.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의 두 축은 바로 그리움과 성장입니다. 함께 시대를 건너온 분들과는 깊은 공감을 나누고, 그 시간을 모르는 분들께는 기분 좋은 낯설음을 선물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이제부터, 1985년생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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