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TREE.RI · 개인 자료를 다시 쓰는 프로젝트
쌓아 둔 기록을,
다음 일을 위한 자산으로 바꾸는 실험
40대 직장인·육아 아빠가 사진·메모·자료를 세컨드 브레인에 모으고, 그 안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콘텐츠와 디지털 도구 실험으로 확장해 갑니다. 자동화·채널 운영·수익화는 결과를 약속하는 목표가 아니라, 직접 해 보며 배우고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단계: 자료 정리와 세컨드 브레인 구축
티스토리 뷰
목차
목차
두 개인 줄 알았는데 세 개였습니다
1편에서 이름도 안 붙인 캔버스 파일이 2바이트로 남아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편을 쓰려고 파일 속성을 열어 봤습니다. 두 개가 아니라 세 개였습니다.
| 파일 | 크기 | 만든 날 |
|---|---|---|
| 무제.canvas | 2바이트 | 9월 4일 |
| 무제 1.canvas | 2바이트 | 9월 4일 |
| 무제 2.canvas | 2바이트 | 9월 10일 |
2바이트는 중괄호 두 개입니다. 열어 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앞의 둘은 9월 4일에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9월 10일입니다. 9월 10일은 제가 1편을 쓴 날입니다. 폴더를 218개 만들고 48개를 비워 뒀다고 반성문을 쓴 그날 밤에, 저는 빈 캔버스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캔버스는 큰 그림을 그리는 도구라고 배웠습니다
캔버스 기능을 처음 봤을 때는 감탄했습니다. 노트 카드를 화면 곳곳에 놓고 선으로 잇는 기능입니다. 머릿속 생각의 모양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복잡한 계획은 글로 쓰지 말고 판에 그리라는 조언도 봤습니다.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복잡한 것을 정리해야 할 때마다 캔버스를 열었습니다. 열었다는 것까지가 제가 한 전부입니다.
옵시디언 캔버스로 할 수 있다고 들은 것을 적어 보면 이렇습니다. - 노트를 카드로 꺼내 자유롭게 배치하기 - 카드끼리 선으로 이어 관계를 보이기 - 그림·링크·웹페이지를 한 판에 섞기 - 큰 계획을 글 대신 판으로 설계하기 네 가지 다 제 볼트에서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판을 열고 닫기만 했습니다.
빈 노트는 0개인데 빈 캔버스만 3개입니다
캔버스만 세고 말면 억울할 것 같아 볼트 전체를 뒤졌습니다. 마크다운 노트가 7,743개 있었습니다. 그중 내용 없이 껍데기만 남은 노트는 0개였습니다. 빈 파일은 캔버스 세 개가 전부입니다. 글로 쓰는 손은 멀쩡히 움직였는데 판을 그리는 손만 멈춘 겁니다. 손이 가는 도구와 안 가는 도구의 차이가 이렇게 숫자로 갈렸습니다.

옵시디언 캔버스가 특별히 나쁜 기능이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쓰는 다른 것들은 다 살아 있습니다. 노트는 7,743개가 쌓였고, 검색은 매일 씁니다. 기본 기능 열여덟 개를 켜 두고 그걸로 버팁니다. 유독 캔버스만 빈 채로 남았습니다. 도구 탓을 하려면 나머지도 비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우기 앞에서 늘 취소를 누릅니다
왜 못 지울까요. 지우면 2바이트마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파일들이 실패의 증거라는 걸 압니다. 그런데 동시에 시작은 했다고 믿게 해 주는 마지막 흔적이기도 합니다. 지우는 순간 시작도 안 했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한 번은 지우기를 눌렀습니다. 확인 창이 떴고 저는 취소를 눌렀습니다. 그 십 초가 세 번 반복됐습니다. 도구가 문제가 아닙니다. 빈 노트는 0개인데 빈 캔버스만 3개라는 게 답입니다. 저는 글은 쓸 수 있고 판은 못 그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판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계속 빈 판을 엽니다.
옵시디언 캔버스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 지우면 시작했다는 증거가 사라진다 - 2바이트라서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 언젠가 이어 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아 있다 세 번째가 제일 질깁니다. 9월 4일에 만든 판을 여드레째 안 열었는데도 그 생각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바꿉니다
지우기 전에 이름부터 붙입니다. 「무제」는 무슨 계획이었는지 잊게 만듭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계획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이름을 붙인 파일은 다시 열어 십 분만 작업해 봅니다. 십 분 뒤에도 손이 안 가면 그때 지웁니다. 이번엔 확인 창에서 확인을 누르는 것까지 절차에 넣었습니다. 규칙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새 캔버스를 만들기 전에 무제 파일 수를 먼저 셉니다. 세 개면 만들지 않습니다. 아직 못 푼 것도 적어 둡니다. 한 달 동안 안 연 파일은 지운다는 기준을 정해 놓고도 아직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작한 일을 끝맺는 힘이 도구로 해결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다음 편에서 플러그인을 세어 보며 이어 가겠습니다.

같은 데서 멈춘 분께
노트 앱에서 「무제」와 「Untitled」를 검색해 보세요. 옵시디언 캔버스를 쓰신다면 그 파일들의 크기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2바이트면 저와 같은 상태입니다. 가장 오래된 파일의 만든 날짜가 어느 해인가요? 댓글로 알려 주시면 저도 제 세 개를 어떻게 했는지 다음 편에 적겠습니다. 저 혼자 민망하기는 너무 민망합니다.
'디지털 생산성 실험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옵시디언 링크 1,526개, 그런데 98.9%는 혼자였습니다 (0) | 2026.09.12 |
|---|---|
| 옵시디언 플러그인 0개로 노트 7,743개를 썼습니다 (0) | 2026.09.12 |
| 옵시디언 폴더 구조 218개를 만들고 48개를 비워 뒀습니다 (0) | 2026.09.10 |
| 파일 증발 소동 이후, 진짜 '제2의 뇌'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0) | 2026.08.22 |
| AI에게 파일 정리를 요청한 뒤, 내가 다시 세운 세 가지 안전선 (0) | 2026.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