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TREE.RI · 개인 자료를 다시 쓰는 프로젝트

쌓아 둔 기록을,
다음 일을 위한 자산으로 바꾸는 실험

40대 직장인·육아 아빠가 사진·메모·자료를 세컨드 브레인에 모으고, 그 안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콘텐츠와 디지털 도구 실험으로 확장해 갑니다. 자동화·채널 운영·수익화는 결과를 약속하는 목표가 아니라, 직접 해 보며 배우고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단계: 자료 정리와 세컨드 브레인 구축

01모으기흩어진 자료를 한곳에 모으고 현재 상태를 살핍니다.
02가치 찾기다시 쓸 수 있는 이야기와 지식을 구분합니다.
03콘텐츠화기록을 읽을 만한 글·대본·짧은 콘텐츠로 바꿉니다.
04자동화반복되는 작업을 도구와 코딩으로 어디까지 줄일지 실험합니다.
05확장하기시간·비용·결과를 보고 계속할 채널과 수익 실험을 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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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생산성 실험실

옵시디언 캔버스 2바이트 세 개, 아직 못 지우고 있습니다

Grutree 2026. 9. 12. 07:37

목차


    한 줄 요약. 1편에서 이름도 안 붙인 캔버스가 2바이트로 남아 있다고 적었습니다.
    목차

    두 개인 줄 알았는데 세 개였습니다

    1편에서 이름도 안 붙인 캔버스 파일이 2바이트로 남아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편을 쓰려고 파일 속성을 열어 봤습니다. 두 개가 아니라 세 개였습니다.

    파일 크기 만든 날
    무제.canvas 2바이트 9월 4일
    무제 1.canvas 2바이트 9월 4일
    무제 2.canvas 2바이트 9월 10일

    2바이트는 중괄호 두 개입니다. 열어 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앞의 둘은 9월 4일에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9월 10일입니다. 9월 10일은 제가 1편을 쓴 날입니다. 폴더를 218개 만들고 48개를 비워 뒀다고 반성문을 쓴 그날 밤에, 저는 빈 캔버스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책상 위에 펼쳐진 빈 스케치북과 그 옆에 뚜껑이 닫힌 펜 한 자루

    캔버스는 큰 그림을 그리는 도구라고 배웠습니다

    캔버스 기능을 처음 봤을 때는 감탄했습니다. 노트 카드를 화면 곳곳에 놓고 선으로 잇는 기능입니다. 머릿속 생각의 모양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복잡한 계획은 글로 쓰지 말고 판에 그리라는 조언도 봤습니다.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복잡한 것을 정리해야 할 때마다 캔버스를 열었습니다. 열었다는 것까지가 제가 한 전부입니다.

    옵시디언 캔버스로 할 수 있다고 들은 것을 적어 보면 이렇습니다. - 노트를 카드로 꺼내 자유롭게 배치하기 - 카드끼리 선으로 이어 관계를 보이기 - 그림·링크·웹페이지를 한 판에 섞기 - 큰 계획을 글 대신 판으로 설계하기 네 가지 다 제 볼트에서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판을 열고 닫기만 했습니다.

    빈 노트는 0개인데 빈 캔버스만 3개입니다

    캔버스만 세고 말면 억울할 것 같아 볼트 전체를 뒤졌습니다. 마크다운 노트가 7,743개 있었습니다. 그중 내용 없이 껍데기만 남은 노트는 0개였습니다. 빈 파일은 캔버스 세 개가 전부입니다. 글로 쓰는 손은 멀쩡히 움직였는데 판을 그리는 손만 멈춘 겁니다. 손이 가는 도구와 안 가는 도구의 차이가 이렇게 숫자로 갈렸습니다.

     

     

    실내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과 그 옆에 쌓인 손글씨 메모지 뭉치

    옵시디언 캔버스가 특별히 나쁜 기능이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쓰는 다른 것들은 다 살아 있습니다. 노트는 7,743개가 쌓였고, 검색은 매일 씁니다. 기본 기능 열여덟 개를 켜 두고 그걸로 버팁니다. 유독 캔버스만 빈 채로 남았습니다. 도구 탓을 하려면 나머지도 비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우기 앞에서 늘 취소를 누릅니다

    왜 못 지울까요. 지우면 2바이트마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파일들이 실패의 증거라는 걸 압니다. 그런데 동시에 시작은 했다고 믿게 해 주는 마지막 흔적이기도 합니다. 지우는 순간 시작도 안 했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한 번은 지우기를 눌렀습니다. 확인 창이 떴고 저는 취소를 눌렀습니다. 그 십 초가 세 번 반복됐습니다. 도구가 문제가 아닙니다. 빈 노트는 0개인데 빈 캔버스만 3개라는 게 답입니다. 저는 글은 쓸 수 있고 판은 못 그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판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계속 빈 판을 엽니다.

    옵시디언 캔버스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 지우면 시작했다는 증거가 사라진다 - 2바이트라서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 언젠가 이어 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아 있다 세 번째가 제일 질깁니다. 9월 4일에 만든 판을 여드레째 안 열었는데도 그 생각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바꿉니다

    지우기 전에 이름부터 붙입니다. 「무제」는 무슨 계획이었는지 잊게 만듭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계획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이름을 붙인 파일은 다시 열어 십 분만 작업해 봅니다. 십 분 뒤에도 손이 안 가면 그때 지웁니다. 이번엔 확인 창에서 확인을 누르는 것까지 절차에 넣었습니다. 규칙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새 캔버스를 만들기 전에 무제 파일 수를 먼저 셉니다. 세 개면 만들지 않습니다. 아직 못 푼 것도 적어 둡니다. 한 달 동안 안 연 파일은 지운다는 기준을 정해 놓고도 아직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작한 일을 끝맺는 힘이 도구로 해결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다음 편에서 플러그인을 세어 보며 이어 가겠습니다.

     

     

    서랍을 반쯤 열어 둔 수납장과 그 안에 가지런히 담긴 빈 서류 파일들

    같은 데서 멈춘 분께

    노트 앱에서 「무제」와 「Untitled」를 검색해 보세요. 옵시디언 캔버스를 쓰신다면 그 파일들의 크기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2바이트면 저와 같은 상태입니다. 가장 오래된 파일의 만든 날짜가 어느 해인가요? 댓글로 알려 주시면 저도 제 세 개를 어떻게 했는지 다음 편에 적겠습니다. 저 혼자 민망하기는 너무 민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