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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이번에는 반대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글이 제가 다가가지 못한 첫사랑이었다면, 이번에는 저를 먼저 좋아해 준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끝에는, 열여덟 살의 제가 고등학교 정문에서 한 후회가 있습니다.
5학년, 짝꿍이 된 아이
윤혜지(가명). 이쁘고 마음이 착했던 아이였습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4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습니다. 미영이의 옆옆 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미영이 좋아하는 거 알았어, 바보 같은 놈아."
5학년이 되고 같은 반이 되었고, 제 짝꿍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혜지는 적극적이었습니다.
저를 좋아한다고 했고, 저를 안아주고, 뽀뽀도 해줬습니다. 그 당시 저는 아주 당황스러웠고 싫은 내색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아주 당당했고, 그런 저를 오히려 챙겨줬습니다.
미영이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 꺼내던 제가, 이번에는 반대로 도망 다니는 쪽이 된 겁니다. 열두 살짜리가 감당하기에 그 마음은 너무 컸습니다.
나 대신 싸워준 아이
한번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이 생겼습니다. 제가 잘못한 건 없었지만, 상대가 덩치 큰 친구라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쭈글이로 있었습니다.
그때 혜지가 제 옆에서 저 대신 싸워줬습니다. "네가 잘못했으면서 왜 그루한테 난리야! 꺼져!"
매달 봉사상을 받으며 친구들을 돕던 저였는데, 정작 제가 도움이 필요했던 순간에 제 편에 서준 건 그 친구였습니다. 1편의 미영이가 조용히 옆에 와서 도와주던 아이였다면, 혜지는 저보다 앞에 서주던 아이였습니다.
고등학교 정문, 첫사랑들의 결말
그렇지만 우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저였습니다. 여자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제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이 성격은 스무 살이 되어서도 못 고쳤습니다.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나왔는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혜지와는 6학년 때까지 친하게 지냈고,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여중 남중으로 갈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다시 만난 건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정문이었습니다. 진짜 제 이상형이었고, 엄청 이뻤습니다. 그때 후회했습니다. 아, 만나볼걸.
돌아보면 국민학교 시절 제 첫사랑은 두 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가가지 못한 아이와, 다가와 줬는데 받지 못한 아이. 둘 다 제 부끄러움이 만든 결말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먼저 다가와 준 사람이 있었습니까? 그때 잡지 못해서 두고두고 후회한 기억 하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글은 개인의 기억에 기반합니다.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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