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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85년 생입니다.] 4학년 교실, 꽃향기 샴푸 냄새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 기억

Grutree 2026. 7. 18. 08:04

목차


    85년 생입니다.

     

    저의 첫사랑은 4학년 때 다가왔습니다. 고백한 적도 없고, 손 한번 잡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꽃향기가 나던 샴푸 냄새와 설렘입니다. 오늘은 그 시절 4학년 교실로 가보려 합니다.

     

    매달 봉사상을 받던 아이

     

    "올해의 봉사상도 우리 그루가 받았습니다."
    봉사상. 친구들을 잘 돕는 사람에게 매달 투표로 주던 상입니다. 저는 3학년 새 학기부터 겨울방학 때까지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착했던 건 아니고, 그냥 돕는 게 좋았고 행복했고, 도움을 받은 친구들의 미소가 좋았습니다.
    누가 무거운 걸 들고 있으면 같이 들었고, 누가 못 하고 있으면 가서 거들었습니다. 왁스로 바닥을 청소하는 날에는 제일 먼저 손을 들었고, 학부모 행사로 교실을 꾸밀 때에도 제일 먼저 손을 들었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투표로 뽑혔다는 게 신기합니다. 선생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이 매달 제 이름을 적어줬으니까요. 활발하고 오지랖 넓던 열한 살이 반에서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꽃향기 샴푸, 조용했던 그 친구

     

    이제 다시 돌아와서, 이런 저를 옆에서 항상 도와주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키다리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가 아니니 키다리 친구라고 해야 할까요?
    김미영(가명)이었습니다. 가명을 쓴다고 거짓은 아니고, 그냥 이름만은 제 마음속에 두고 싶었습니다.
    미영이는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저는 그 친구 바로 뒤에 앉았습니다. 그 친구에게서는 항상 꽃향기가 나는 샴푸 냄새가 났습니다.
    딱히 그 친구와 특별한 무언가를 한 건 없습니다. 다만 제가 뭔가 하고 있으면 항상 옆에 와서 저를 도와주고, 말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매달 봉사상을 받던 저를, 정작 옆에서 조용히 돕던 건 그 친구였습니다. 상은 제가 다 받았는데 말입니다.

     

    말 못 한 짝사랑, 나의 첫사랑

     

    국민학교 때 저는 아주 활발한 아이였습니다. 반에서 누구에게든 먼저 말을 걸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만큼은 다가갈 수가 없었습니다. 부끄러워서요.
    연결 고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열한 살의 저는 끝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친구가 옆에 와서 도와주고 돌아가는 그 몇 분이, 제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근데 왜 첫사랑이냐고 다시 물으신다면, 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친구의 순수하고 따듯한 마음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 또한 그 친구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심쿵했으니까요.
    하지만 5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반이 갈렸고, 조용히 그렇게 첫사랑은... 희미해졌습니다. 이별도 아니고 사건도 아닌, 그냥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끝이 없으니까요.
    사실 이 이야기에는 2편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저를 좋아해 줬던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그건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여러분의 첫사랑은 어떤 냄새, 어떤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까? 이름은 마음에 두시고, 기억 하나만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글은 개인의 기억에 기반합니다.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