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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그날 뺏긴 돈은 겨우 몇 푼이었지만 자존심은 아주 바닥까지 털렸습니다.
아침에 학교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화장실이 달린 놀이터가 있었는데, 그곳에 아는 애가 하나 서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질이 좋지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우리 시대에는 항상 정신이 몽롱하게 지내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가 갑자기 저를 불렀습니다.
"그루야"
그냥 못 들은 척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습니다.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그 뒤를 자꾸 따라오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더니 그 옆에 있던 형이 제 뒷목을 잡고 좁은 골목으로 끌고 갔습니다.
"마! 돌았나, 귀 막힜나."
좁은 골목에서 시작된 30분간의 협박
지나가는 학생들이 드문드문 보이긴 했지만, 그 형은 발로 제 시야를 막아서 밖을 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체념한 채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 애가 다가와서 물었습니다.
아는 애: "돈 없냐?"
나 : "응"
당연히 있다고 하지 않죠,
그렇게 저는 돈이 없다고 하자,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형 : "100원에 한 대씩이다."
그루: "네"
당연히 돈은 있었습니다. 하필 그날은 학원비를 내는 날이었습니다. 그 돈만큼은 어떻게든 사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있겠습니까, 제 뒤통수를 자꾸 때리면서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습니다.
그 찐따 같은 애는
"이 형 무기 들고 다니니까 지금 그냥 다 줘라"라며 거들었습니다. 그걸 거의 30분 동안 당했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지독한 가스라이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방에 든 책을 하나하나 다 빼서 보여줬습니다. 학원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동전 소리를 줄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제 노력을 비웃듯 제 가방을 통째로 뒤집어서 바닥에 다 털어버렸습니다. 가방에 눈먼돈이 많은지 그때 알았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 제 책가방 안쪽 주머니에 구멍이 나 있어서 그 구멍 속으로 깊숙이 숨겨둔 학원비 봉투는 무사했습니다. 바닥에 뒹군 잔돈 몇 푼이랑 3천원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적은 돈만 빼앗기긴 했지만, 정말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학교에 가자마자 복싱부 형님들을 찾은 이유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복싱부 형님들을 찾아갔습니다. 자초지종과 함께 돈을 빼앗아간 형의 인상착의를 낱낱이 일러바쳤습니다.
내심 형님들이 복수를 해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위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븅신한테 돈을 뺏기냐?"
비웃음과 함께 또 뒤통수를 한 대 맞았습니다. 그날은 돈도 뺏기고, 복싱부 형들한테까지 찐따 취급을 받아서 기분이 아주 더러웠습니다. 그래도 안주머니 구멍 덕분에 가장 중요한 학원비는 끝까지 안 뺏겼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했습니다.
그 시절, 골목길에서 억지로 돈을 뺏겨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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