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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85년 생입니다.] 8090, 역주행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랐을까?

Grutree 2026. 7. 6. 11:19

목차


    85년 생입니다.

     

    8090은 같아보이지만 80년대와 90년대는 사실 전혀 다른 시대였습니다. 80년대가 골목길과 동네 공동체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압구정 로데오로 상징되는 개인과 소비문화의 시대였는데요. 1985년생인 저는 80년대를 어린 시절의 배경으로, 90년대를 또렷한 본 기억으로 통과한 세대입니다. 국민학교를 입학했고 졸업은 초등학교였습니다. 이렇듯 두 시대를 걸쳐 산 사람의 눈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네 가지 영역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거리 풍경: 골목길에서 로데오거리로

     

    80년대의 중심은 동네 골목이었습니다. 동네슈퍼, 이발소, 비디오방, 오락실이 걸어서 5분 거리에 모여 있었고, 한복 입은 할머니와 교복 입은 학생이 같은 골목을 걸었습니다. 이웃이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아는 공동체의 시대였죠. 반면 90년대의 상징은 압구정 로데오와 신촌이었습니다. 청바지에 워크맨을 걸치고 거리를 걷는 'X세대'가 등장했고, 놀이의 무대가 동네에서 번화가로 이동했습니다. 골목의 시대에서 거리의 시대로, 공동체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넘어간 것입니다.

     

    음악: 다방 DJ에서 서태지로

     

    80년대 음악은 조용필과 이문세로 대표되는 발라드와 트로트의 시대였습니다. 음악다방 DJ에게 쪽지로 신청곡을 보내고, LP판과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소장하던 시절이었죠. 그러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며 판이 뒤집힙니다. 랩과 댄스가 주류가 되었고, 1996년 H.O.T. 데뷔로 1세대 아이돌 시대가 열렸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제 교실이 H.O.T.파와 젝스키스파로 갈라져 매일 논쟁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80년대가 어른의 음악이었다면, 90년대는 처음으로 10대가 문화의 주인공이 된 시대였습니다.

     

    통신: 집 전화에서 삐삐, 그리고 PC통신으로

     

    80년대의 연락 수단은 집 전화가 전부였습니다. 친구 집에 전화하면 부모님이 받아서 "OO이 좀 바꿔주세요"라고 말해야 했고, 약속에 늦으면 연락할 방법 자체가 없었죠. 90년대 들어 삐삐가 등장하며 개인 간 통신이 시작됩니다. 8282(빨리빨리), 1004(천사) 같은 숫자 암호는 그 시대만의 언어였습니다. 90년대 후반에는 PC통신이 등장해 모뎀 접속음과 함께 밤새 채팅을 하고, 접속하는 동안 집 전화가 불통이라 부모님께 혼나는 것까지가 한 세트였습니다. 지금의 초연결 사회가 바로 이 10년 사이에 싹튼 셈입니다.

     

    소비문화: 아껴 쓰던 시대에서 자기표현의 시대로

     

    80년대는 저축이 미덕인 시대였습니다. 옷은 물려 입고, 물건은 고쳐 쓰는 게 당연했죠. 그러나 90년대는 오렌지족, X세대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소비가 자기표현이 된 첫 시대였습니다. 나이키 운동화와 이스트팩 가방이 교실의 계급장이 되었고, 패스트푸드점과 노래방이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대비가 지금의 뉴트로 열풍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80년대 감성은 정겨움과 공동체로, 90년대 감성은 힙합과 스트리트 패션으로 각각 다르게 소환되고 있으니까요.

     

    두 시대를 모두 살아본 사람의 결론

     

    80년대는 '우리'의 시대, 90년대는 '나'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그리워합니다. 공동체의 온기도, 처음 맛본 개인의 자유도 지금은 귀해진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 80년대의 골목길, 아니면 90년대의 로데오거리? 우리의 찬란했고, 아름다웠던 8090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