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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입니다.
사이다랑 오징어 다리 씹으면서 딴청 피우다 선배 어깨를 정면으로 들이받았을 때, 내 인생이 진짜로 끝난 줄 알았습니다.
3교시 끝나고 찾아낸 나만의 매점 타임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라는 상유십이 상신불사라는 이순신 장군님의 말씀처럼 "우리도 10분의 먹자 타임이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기분 좋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남중이다 보니, 선배님들의 눈치를 많이 봤습니다. 우리 때만 해도 지금과는 다르게 선후배 관계가 칼같이 잡혀 있었고, 잘못하면 학교 뒤편에서 폭행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때문에 아침에는 웬만하면 매점에 가지 않았습니다. 선배님들이 준비물을 사시느라, 라면을 드시느라 복도가 바글바글해서 1학년 따위가 숨 쉴 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잘못 걸리면 진짜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제법 한산한 3교시가 마치고 4교시로 넘어가는 그 틈새 시간을 노렸습니다. 이스턴 에그 같은 나만의 타이밍이었습니다. 이 날도 어김없이 그 시간에 맞춰 간식을 사러 갔습니다.
지금의 숏다리 같은 질긴 오징어 다리와 사이다 하나를 집어 들고, 질겅질겅 씹으며 복도를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오징어 다리로 말할 거 같으면, 냄새는 특이하지만 씹는 맛이 일품이어서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가 싹 풀렸습니다. 그러다가 친구들하고 이야기할 때 필살기로 '후' 불기라도 하면 '입냄새 폭탄'이 날아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복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아찔한 어깨빵
그렇게 혼자 행복한 상상을 하며 걷다가, 아래를 힐끗 보다가, 그만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누군가의 어깨를 들이받아 버렸습니다. 본의 아니게 선배님의 어깨를 강타한 꼴이 되었고, 선배님은 그 충격에 비틀거리며 옆으로 휘청 넘어지셨습니다.
'뭐지, 큰일 났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선배 : "야!!!!!!!! 일어나."
차가운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습니다.
그루 : "네..에"
선배 : "몇 학년 몇 반이야?"
그루 : "저는 1학년 4반 그루입니다."
선배 : "너 밖으로 나와."
그루 : "네..."
그렇게 교실 밖으로 끌려 나가 복도 벽에 나란히 기대어 섰습니다. 선배의 눈을 요리조리 피하며 똥꼬까지 젖을 정도로 식은땀은 흘리고 있었습니다. 선배님은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쏟아내며 화를 내셨고, 저는 머릿속으로 '아, 오늘 여기서 한 대 맞으면 진짜 죽겠구나' 이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선도부 선생님 너는 나의 구원투수
맞기 직전의 그 풍전등화 같은 순간, 2층 복도 난간에서 누군가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제일 무섭기로 소문난, 하지만 그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였던 선도부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상황은 조용하고 싱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얼마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는지 모릅니다. 숏다리 오징어 다리 맛이 어땠는지도 기억 안 나던, 아찔했던 중학교 1학년의 어느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은 학창 시절 매점 가거나 복도 돌아다니다가 선배들한테 걸려서 식은땀 흘렸던 아찔한 기억 있으신가요? 그때 가장 무서웠던 순간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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