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TREE.RI · 개인 자료를 다시 쓰는 프로젝트
쌓아 둔 기록을,
다음 일을 위한 자산으로 바꾸는 실험
40대 직장인·육아 아빠가 사진·메모·자료를 세컨드 브레인에 모으고, 그 안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콘텐츠와 디지털 도구 실험으로 확장해 갑니다. 자동화·채널 운영·수익화는 결과를 약속하는 목표가 아니라, 직접 해 보며 배우고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단계: 자료 정리와 세컨드 브레인 구축
85년 생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학교 때 최전방에서 골을 넣던 스트라이커는 중학교에 올라오자마자 전혀 다른 현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해운대중학교 반별 축구, 그 살벌한 현실 해운대중학교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아이들이 북적였고, 특히 해운대초등학교 출신 축구부 아이들까지 버티고 있었습니다. 45명 남짓한 우리 반에서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수비수 같은 핵심 요직에 제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었습니다. 골목길 축구와 우정의 연장선 같았던 국민학교 운동장과 달리, 중학교 반별 축구는 지는 쪽이 다른 반 아이들의 간식을 사줘야 하는 살벌한 전쟁이었습니다. 덩치 큰 녀석들이 중앙을 떡하니 가로막고 선 그라운드 위에서, 저는 살아남기 위해 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그리고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달..
85년 생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에게 제일 맛있는 양념통닭은 엄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들어주신 국민학교 때 그 양념통닭입니다. 어느 날 새벽, 외삼촌이 냉동 닭 한 박스를 들고 오면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새벽에 도착한 냉동 닭 한 박스 어느 날 새벽, 막내 외삼촌이 오셨습니다. 부산항에서 일하시던 외삼촌이었습니다."누나, 문 열어봐라.""이게 뭐고.""다른 건 아니고, 갑자기 냉동 닭이 몇 박스 생겨서 같이 먹을라고 들고 왔다. 내 다시 간데이."열어보니 냉동된 닭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먹어도 되는 거니 걱정 마시라는 말만 남기고 외삼촌은 돌아가셨습니다.엄마는 그 많은 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었습니다. 그 당시 냉장고가 큰 것도 아니었고, 주방이 좁았고,..
85년 생입니다. 이번에는 반대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글이 제가 다가가지 못한 첫사랑이었다면, 이번에는 저를 먼저 좋아해 준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끝에는, 열여덟 살의 제가 고등학교 정문에서 한 후회가 있습니다. 5학년, 짝꿍이 된 아이 윤혜지(가명). 이쁘고 마음이 착했던 아이였습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4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습니다. 미영이의 옆옆 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미영이 좋아하는 거 알았어, 바보 같은 놈아."5학년이 되고 같은 반이 되었고, 제 짝꿍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혜지는 적극적이었습니다.저를 좋아한다고 했고, 저를 안아주고, 뽀뽀도 해줬습니다. 그 당시 저는 아주 당황스러웠고 싫은 내색을..
85년 생입니다. 그 시절 매주 월요일 아침은 지루했습니다. 지금 학교에는 없는 문화가 하나 있었습니다.매주 월요일,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교장선생님 훈화를 듣는 조회였습니다. 오늘은 그 지루했던 월요일 운동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월요일, 운동장으로 집합 매주 월요일, 0교시 종소리와 함께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집합했습니다. 2열 종대로 줄을 섰습니다."맨 마지막은 구호하지 마!"선생님의 이 말과 함께 우리는 1열부터 숫자를 세면서 앉기 시작합니다. 맨 마지막 사람은 구호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정신 차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안 됩니다."20!""아... 돌았나.....""하지 말라니까!"자동 반사 같은 겁니다. 앞에서 숫자가 넘어오면 마지막 사람도 자기도 모르게 "20!" 하고 외쳐버립니다..
85년 생입니다. 저의 첫사랑은 4학년 때 다가왔습니다. 고백한 적도 없고, 손 한번 잡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꽃향기가 나던 샴푸 냄새와 설렘입니다. 오늘은 그 시절 4학년 교실로 가보려 합니다. 매달 봉사상을 받던 아이 "올해의 봉사상도 우리 그루가 받았습니다."봉사상. 친구들을 잘 돕는 사람에게 매달 투표로 주던 상입니다. 저는 3학년 새 학기부터 겨울방학 때까지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제가 착했던 건 아니고, 그냥 돕는 게 좋았고 행복했고, 도움을 받은 친구들의 미소가 좋았습니다.누가 무거운 걸 들고 있으면 같이 들었고, 누가 못 하고 있으면 가서 거들었습니다. 왁스로 바닥을 청소하는 날에는 제일 먼저 손을 들었고,..
한 줄 요약. "덥다.목차백 집에 여섯 집, 에어컨 없던 여름옥상에 돗자리를 깔고, 수박화채해운대에서 동백섬까지, 그리고 해운대 시장새벽에 내려오던 길지금은 에어컨을 켜고 앉아 있습니다결론부터 말하면, 그 시절엔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선풍기도 비싸서 방에 한 대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름이 지금보다 견딜 만했습니다. 아니, 견딘 게 아니라 즐거웠습니다. 옥상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별을 안주 삼아 수박화채를 먹던 그 여름을,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래된 주택 옥상, 돗자리가 깔린 여름밤백 집에 여섯 집, 에어컨 없던 여름2025년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46일이었습니다. 190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기록이고, 평년(12.5일)의 3.5배가 넘습니다(기상청). 지구가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