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생입니다. 그 시절 저에게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축구하러 가는 곳이었습니다. 10분 쉬는 시간이든 점심시간이든, 종만 치면 저는 조건반사처럼 운동장으로 튀어 나갔습니다. 그 시절 운동장을,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트라이커, 가끔은 골키퍼 제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였습니다. 골을 넣는 자리죠. 그런데 골키퍼 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그라운드의 주인공도 별수 없이 골문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몸이 유연해서 날렵하게 뛰는 게 가능했거든요. 그날 모인 인원에 따라 공격수였다가 골키퍼였다가 했습니다.쉬는 시간은 딱 10분이었습니다. 2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리면, 저는 교실 문을 박차고 운동장으로 달렸습니다. 10분 안에 공을 차려면 1초도 아까웠으니까요. 그리고 그 짧은 경기를, 저는..
85년 생입니다. 저는 마지막 도시락 세대입니다. 국민학교로 입학해 초등학교로 졸업한 세대이자, 도시락을 싸 다니다 급식으로 넘어간 세대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시지를 구우며 문득 떠오른 그 시절 도시락을,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반찬에도 계급이 있었다그 시절 도시락 반찬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었습니다.최상위 반찬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장조림, 소시지, 계란말이. 이 셋 중 하나를 싸 오는 아이는 그날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반에 마흔다섯 명이 있으면, 이런 반찬을 싸 오는 아이는 네 명쯤 됐을까요.그리고 그 시절에는 재미있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같이 밥을 먹는 무리끼리는 엄마들이 서로 연락해서 반찬을 나눠 싸 오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이 집이 계란말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