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생입니다. "엄마 앞에 있나? 어디 갔나?"할머니 집에서 가장 무서운 곳은 화장실이었습니다.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울산의 그 집, 할머니 집은 엄청 작았습니다. 다락방이 달린 단칸방이였고, 거기서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엄마 나 누나, 삼촌들은 옥상에서 지냈습니다.이곳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세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앞선 이야기는 '할머니 집 가는 기차' 편에서 이어집니다.) 밖에 있던 푸세식 화장실 할머니 집 화장실은 집 안에 없었습니다. 밖에 있었습니다. '푸세식 화장실' 아래가 뻥 뚫린..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길 수 있는 그곳, 지금 아이들에게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요. 볼일을 보려면 신발을 신고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요.그래서 저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어머니나 아버지를 불..
85년 생입니다. "부산행 SRT가 출발합니다."결론부터 말하면, 그때 그 기차는 이제 세상에 없습니다. 해운대에서 울산까지, 창문을 열고 바다를 향해 소리를 지를 수 있었던 그 기차 말입니다.그 시절 무슨 이유에서인지 할아버지는 일을 하지 않으셨고, 할머니가 울산 현대중공업 급식소에서 일하셨습니다. 그 할아버지 댁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그 여정을,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로를 가로질러 가던 해운대역 지금의 해운대역은 신시가지 구석에 있지만, 그 시절 해운대역은 바닷가가 보이는 아주 까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사방이 뻥 뚫려 있어서 동네 사람들은 선로를 가로질러 다니는 게 예사였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차 시간에 늦기라도 하면, 자랑은 아니지만 쥐구멍을..